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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못이겨 자살 암환자에도 보험금 지급"
[머니투데이 2005-07-28 12:01]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질병사망보험에 가입한 말기 암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망했더라도 자살 원인이 질병(암)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 때문이었다면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0부(재판장 안영률 부장판사)는 28일 H보험회사가 자살한 말기 암환자 곽모씨의 유족들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는 피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원심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말기암 환자인 곽씨는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우울증, 무력감 등을 호소하다 더 이상의 치료를 포기하고 자살에 이른 것이므로 곽씨의 질병(암)과 사망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 회사의 보험약관은 보험자의 면책사유 중의 하나로 피보험자가 자살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으나 자살 원인이 질병으로 인한 고통에 있다면 면책 규정의 적용은 배제된다"고 덧붙였다.
2001년 7월에 발병한 말기 자궁암으로 복부 통증과 우울증 등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던 곽씨는 이듬해 11월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곽씨의 남편은 '아내의 사망은 실질적으로 말기암이 직접적 원인'이라며 '자신 또는 배우자가 질병으로 사망했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받는다'는 조건으로 질병보험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 H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요구했고, H사는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며 소송을 냈다.
오상헌기자 bborirang@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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