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잘못해 계약 무효되면 보험금만큼 배상해야
보험계약이 무효가 되더라도 여기에 보험사의 잘못이 있었다면 보험사는 고객에게 당초 약속한 보험금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하라는 감독당국의 결정이 나왔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4일 朴모씨가 제기한 민원에 대해 보험사는 朴씨에게 3억4천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분쟁의 발단은 朴씨의 삼촌이 1999년 朴씨에게 알리지 않고 조카인 朴씨의 이름으로 연금보험에 가입한 것. 朴씨의 삼촌은 당시 보험사 영업소장과 담당 설계사가 보는 앞에서 반드시 본인이 해야 하는 서명까지 대신했다.
이후 朴씨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1급 장애인이 됐으나 보험사는 본인이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약정한 보험금을 주지 않는 대신 그 동안 받은 보험료에다 이의를 제기하지 말아달라는 뜻으로 1천만원을 지급했다. 朴씨는 보험사가 사고 전에는 보험료를 꼬박꼬박 받아갔으면서 막상 사고로 보험금을 달라고 하자 계약을 무효로 한 것은 부당하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분쟁조정위는 "보험사 직원.설계사.대리점의 고의나 실수로 계약이 무효가 된 경우 보험사는 약속한 보험금과 같은 액수의 손해배상금을 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조정위는 "보험사의 책임은 보험 계약자와 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수익자)이 서로 달라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일부 보험사 직원과 설계사들이 보험모집 과정에서 무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정위의 이번 결정은 이 같은 보험모집 관행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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