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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표시 서울지방법원 1998.7.29. 97가합75156, 손해배상(의)
전문
1998. 7. 29. 선고 서울지방법원 제15민사부 판결
사 건 97가합75156 손해배상(의)
원 고 (망 곽△석의 소송수계인)
곽 천 자
서울 서초구 우면동 63 우면주공아파트 105동 504호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 봉 선
피 고 서 초 구
대표자 구청장 조 남 호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 승 덕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안 미 영
변 론 종 결 1998. 7. 15.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7. 3. 20. 부터 1998. 7. 29. 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3분하여 그 2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 구 취 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56,595,856원 및 이에 대하여 1997. 3. 20.부터 이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가 피고 산하 서초구보건소(이하 피고 보건소라 한다) 소속 방사선과 전문의인 소외 김◎엽이 원고의 아버지인 소외 곽△석의 흉부 X선필름을 판독함에 있어 폐암을 폐결핵으로 잘못 진단하고 상당기간 폐결핵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위 곽△석으로 하여금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의료상의 과실이 있고 이에 관하여 피고에게 사용자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데 대하여, 피고는 위 곽△석이 위 김◎엽의 과실과 관련하여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고 이와 관련한 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살피건대, 을 제6호증, 을 제7호증의 1, 2, 을 제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곽△석은 1997. 5. 1. 피고의 대표자인 구청장을 수신인으로 하여 진정서 및 긴급구호지원요청서라는 제목으로 피고 보건소에서 위 김◎엽으로부터 폐결핵진단을 받고 결핵치료를 받았으나 다른 의료기관에서 실시한 정밀검사 결과 폐암으로 판정받았다는 사정을 소개하면서 처음에는 피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고 하였으나 운명으로 생각하고 용서하여야겠다고 결심하였으니 피고 보건소 직원들을 문책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후 경제적 도움을 요청하는 취지의 편지를 보내면서 같은날 피고로부터 이웃돕기 성금조로 금300,000원을 수령한 사실, 한편 위 곽△석은 같은해 7. 15.경 서울지구배상심의회에 위 김◎엽의 진단상의 과실에 따른 피고의 책임을 주장하면서 배상금의 지급을 신청하였으나 같은해 9. 29. 위 신청이 기각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는바,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위 곽△석이 피고로부터 금300,000원을 수령하고 위 김◎엽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고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없다.
2. 기초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 갑 제7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와 당원의 ○○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 및 X선필름감정촉탁결과, □□대학교 의과대학부속 영동세브란스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다.
가. 위 곽△석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 보건소에서 방사선과 전문의인 소외 김◎엽으로부터 폐결핵진단을 받고 항결핵제를 투약받는 등의 약물치료를 받았으나 후에 폐암으로 판명된 후 그로 인하여 사망한 사람이고, 원고는 그의 딸이다.
나. 위 곽△석은 1996. 9. 6. 평소 기침과 가래가 나오고 피곤함을 느껴 이를 치료받고자 피고 보건소를 찾아 갔는데, 위 김◎엽은 위 곽△석을 진찰한 후 흉부X선 간접촬영을 실시한 결과 이상소견이 있어 같은달 12. 흉부X선 직접촬영을 실시하였는바, 우측 상엽에 3ㅤ2.5ㅤ정도 크기의 결절과 좌측늑막의 비후(肥厚, 피부나 점막이 부어서 두툼해지는 것) 및 좌측 9번째 늑골 중부에 결손이 확인되었고, 같은달 18. 실시한 객담검사(도말 및 배양검사)결과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위 김◎엽은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하여 위 곽△석에게 피고 보건소에 다시 오도록 연락하여 같은달 20. 위 곽△석으로부터 3살 때 결핵성늑막염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30여년 전(위 곽△석은 1942. 4. 21.생으로 피고 보건소에 내원 당시 54세이었다) 폐결핵에 걸려 항결핵제를 복용하는 등 결핵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말을 듣고 위 X선필 름상에 나타난 우측상폐 중앙부위의 반점상 음영과 석회화음영 및 좌측폐 하부에 나타난 늑막유착소견을 폐결핵으로 인한 것으로 진단하고 위 곽△석에게 객담검사결과가 음성으로 나왔으므로 전염력은 없지만 6개월 이상 꾸준히 항결핵제를 복용하여야 하고 증상의 변화를 자신에게 주기적으로 알려야 하며 안정을 취하되 가벼운 운동과 정상적인 생활은 가능하다고 설명한 후 항결핵제를 처방하여 귀가시켰다.
다. 위 김◎엽은 보건복지부 결핵관리사업지침에 따라 위 곽△석을 폐결핵 경증환자로 등록하였고 위 곽△석으로 하여금 매월 주기적으로 피고 보건소를 방문하여 항결핵제를 처방받아 가도록 하였는데, 1996. 11. 1.에야 다시 찾아온 위 곽△석으로부터 항결핵제를 복용한 결과 소화장애와 속쓰림 및 관절통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말을 듣고 소화제를 추가하고 관절통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피라지나마이드를 제외하여 항결핵제를 처방하였고, 같은달 15. 촬영한 흉부 X선필름상으로 이전 필름과 비교하여 볼 때 증세의 호전이 없는 것으로 보이자 위 곽△석이 부작용을 우려하여 항결핵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라고 판단하여 투약을 계속하면서 경과를 관찰하기로 하고 1997. 2. 25.경까지 정기적으로 위 곽△석에게 항결핵제를 투약처방하였다.
라. 위 김◎엽은 1997. 2. 25. 위 곽△석의 경과를 관찰하고자 그에 대하여 3번째로 흉부 X선촬영을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음영이 반점상에서 종괴형태로 변화를 보이고 종전보다 크기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나자 같은달 26. 위 곽△석에게 급히 연락하여 종합병원으로 가서 폐부위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아보도록 권유하였다.
마. 위 곽△석은 같은해 3. 31. 소외 영동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하여 흉부 X선촬영(같은해 4. 3. 검사결과 우폐상엽 부위 결절의 크기는 약 5ㅤ3.5ㅤ로 확인되었다), 흉부 C.T.촬영, 조직검사, 기관지 내시경검사 등을 받았는바, 그 결과 우폐 상엽부위의 결절이 폐암으로 판명되었으나 이미 암세포가 늑막까지 전이되어 있어 폐쐐기절제술을 통하여 폐에 형성된 암세포만을 제거한 후 항암요법치료를 받던 중 1998. 6. 12. 20:00경 폐암에 따른 급성호흡부전을 원인으로 위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사망하였다(위 곽△석의 항암치료를 담당하였던 위 영동세브란스병원 소속 의사 소외 김♧중은 위 곽△석이 사망하기 전에 시행한 당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위 곽△석이 암세포가 늑막에까지 전이되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수술 후의 완치율은 10%이하이고, 수술로 인한 수명연장은 최대 2년 정도라고 회신하였다).
바. 폐결절이란 폐나 늑막에 있는 병소로서 3ㅤ 미만의 둥근 모양을 가진 것을 말하는데, 양성으로는 육아종(肉芽腫), 과오종(過誤腫, 병소 부위에 보통 존재하는 성숙세포 및 조직의 지나친 형성으로 생긴다) 등이 해당되고, 악성종양으로는 폐암, 전이암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폐결절이 하나만 있을 때 이를 단일폐결절이라고 하는바, 폐결핵의 유병율이 높았던 종래에는 폐결핵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근래 들어 폐암의 발병빈도가 증가하고 있어 별다른 증상이 없이 X선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조기폐암인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는 추가적인 정밀검사를 통한 감별이 요구된다.
한편, 결절 부위에 석회화가 있는 경우 대개는 양성을 시사하지만, 악성결절에서도 드물게 석회화가 나타날 수 있고 특히 폐암, 대장암 등 점액이 풍부하게 포함되는 경우에는 미세한 점상 석회화가 오게 되어 X선필름상 희미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사. 폐암은 단순흉부 X선 검사에 의하여 병소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으나 전산화 단층촬영(CT)이 종괴의 유무와 위치를 파악하여 폐암의 발병 및 병기 판정에 중요한 역할을 함과 아울러 생검을 위한 중요한 지표가 되며 그밖에도 자기공명영상, 복부초음파검사, 전신골주사검사, 폐기능검사, 세침흡인생검(細針吸引生檢) 등의 검사방법이 있는 반면, 폐결핵은 아직까지 흔한 만성 감염성질환으로 이의 진단이나 치료 후 추적검사에 흉부 X선 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확진을 위하여는 객담이나 폐조직에서 결핵균을 발견하여야만 한다. 따라서 흉부 X선 검사만으로는 폐암과 폐결핵의 감별은 불가능하고 궁극적으로 폐결핵은 세균학적검사를 통하여, 폐암은 조직검사를 통하여 감별이 가능하다.
한편, 폐암은 위암이나 간암 등 여타의 암과는 달리 조기발견이 드물고 쉽게 전이되는 경향으로 인하여 조기발견 후 수술을 비롯한 항암치료를 즉시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5년 동안의 생존률이 약 30-40%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3. 판 단
가. 소외 김◎엽의 진단상의 과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흉부 X선 촬영결과 나타난 결절 등 이상소견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폐질환을 생각할 수 있고, 결국 이 사건에서는 위 곽△석에게 나타났던 폐결절이 악성종양인 폐암으로 판명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김◎엽은 위 곽△석의 X선 필름에 나타난 결절 등의 증상이 폐결핵이 아닌 다른 질병의 발현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가지고 전문의료기관에서 추가적인 정밀검사를 받아 보도록 설명, 권유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하여 X선 필름과 위 곽△석에 대한 문진결과만으로 섣불리 폐결핵이라고 확진하여 결핵치료를 시작하였고 또 그로부터 약 2개월 후 실시한 X선 촬영결과 별다른 호전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폐결핵 이외의 다른 폐질환의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고 만연히 위 곽△석이 항결핵제의 복용을 게을리하였기 때문이라고 단정하여 결국 약 5개월간 항결핵제의 투약치료만을 계속하는 동안 폐암의 병기가 진행됨으로써 위 곽△석으로 하여금 폐암을 미리 발견하여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나. 위자료의 지급책임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은 폐암의 치료 및 생존률 등에 있어서의 특수성 및 위 곽△석의 사망시기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김◎엽이 위 곽△석에게 나타난 폐결절에 대하여 다른 폐질환을 의심하여 정밀검사를 권유함으로써 위 곽△석으로 하여금 전문의료기관에서 추가검사를 받아 보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당시 폐암을 발견하고 조기에 항암치료를 받아 그로부터 약 6개월 후 완치됨으로써 폐암으로 인한 사망의 결과를 반드시 피할 수 있었으리라고 인정하기는 곤란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위 곽△석의 사망의 결과가 위 김◎엽의 진단상의 과실에 기인하였음을 이유로 위 김◎엽의 위와 같은 과실이 없었더라면 폐결핵진단을 내릴 무렵부터 즉시 항암치료에 착수하여 약 6개월 후에는 완치되었으리라는 전제하에 그로부터 만 60세가 될 때까지의 일실이익 및 위 곽△석의 사망으로 인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만, 위 김◎엽이 X선 필름만에 의지한 채 위 곽△석을 폐결핵으로 확진하지 아니하고 다른 폐질환을 의심하여 정밀검사를 권유함으로써 위 곽△석으로 하여금 전문의료기관에서 정밀검사를 받아 보도록 하였더라면 폐암을 조기발견하여 그 진행상태에 따라 즉시 외과적 수술을 포함한 적절한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이로 인하여 생존기간이 연장되어 사망의 시기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불필요한 폐결핵치료만을 받던 중 뒤늦게 갑작스런 폐암진단을 받게 됨으로써 이를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여 위 곽△석 및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리라는 점은 넉넉히 추인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위 김◎엽의 사용자로서 위 김◎엽의 위와 같은 진단상의 잘못으로 인하여 위 곽△석 및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이를 금전적으로나마 달래 줄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사망에 따른 위자료 청구에는 위와 같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와 같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범위 내에서만 이유있다 할 것이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가 위 김◎엽의 진단상의 잘못으로 인하여 뒤늦게 폐암판정을 받아 항암치료를 받고 있던 위 곽△석에게 금300,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이를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액수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위 곽△석이 1997. 5. 1. 피고로부터 금300,000원을 수령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 법원은 위 김◎엽의 진단상의 과실과 위 곽△석의 사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연명이익에 대한 침해에 따른 위자료의 지급책임만을 인정하므로 피고 주장의 위 사유는 다만 위자료의 수액을 정함에 있어 참작하기로 한다.
4. 위자료의 범위
가. 참작한 사유 : 이 사건 사고의 발생경위 및 결과, 위 곽△석의 나이, 가족관계, 위 곽△석이 폐암진단을 받은 후인 1997. 5. 1. 피고로부터 이웃돕기 성금조로 금300,000원을 수령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나. 결정금액
위 곽△석 : 금12,000,000원
원고 : 금3,000,000원
다. 상속관계
(1) 망인의 재산상속인 : 원고
(2) 상속금액
원고 : 위 금12,000,000원
5.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합계 금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1997. 3. 20.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1998. 7. 29.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8. 7. 29.
재 판 장 판 사 장 용 국
판 사 김 도 형
판 사 김 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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