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착오로 아동 사망, 의사 30% 책임”
2009-10-13 10:40:16
급성후두개염에 걸린 아동을 단순 후두염으로 진단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 의사에게 30%의 과실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재판장 이병로 부장판사)는 급성후두염으로 숨진 전모군(사망 당시 3세)의 부모가 A소아과 의사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모두 8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로서는 후두개를 포함한 목의 전반적인 이상 여부를 확인해 크룹(후두기관지염)의 원인을 좀 더 세밀하게 감별하거나 상급 의료기관으로 보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사망에 이르게 했기 때문에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급격한 호흡곤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후두개염과 유사한 질환들을 임상적으로 구별하기 쉽지 않고, 호흡곤란 증세가 매우 급속도로 악화됐던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측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전군은 지난해 2월 열이 나고 기침 증세를 보여 집 근처 A소아과에서 편도선염 등의 진단을 받고 해열제와 항생제 등을 처방받았으나 이틀 뒤 39도까지 열이 오르고 복통까지 생겨 다시 A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담당 의사인 이씨는 전군이 고열과 쉰 목소리, 개가 짖는 듯한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도 단순한 후두염 정도로 판단해 주사와 약 처방만 한채 돌려보냈다.
몇일 뒤 전군은 복통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어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급성 후두개염’ 판정을 받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지난해 10월 숨졌다.
급성후두개염은 세균감염에 의한 질병으로 2∼7세 아동에게 빈발하는데 고열을 동반하며 침을 흘리거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호흡곤란 증세 등을 보인다.
/cgapc@fnnews.com최갑천기자(파이낸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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