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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 치료 전력이 있어도 완치 후 정상적인 생활을 해 왔다면 업무상 사고 이후 생긴 정신 이상은 산재에 해당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신동승 부장판사)는 10일, 건설 공사 도중 발목이 토사에 묻히는 사고를 당한 뒤 정신 이상을 겪고 있는 배모씨(58)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 치료 비용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배씨가 정신분열증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있지만 6년 8개월간 정상적인 생활을 하다 사고를 당했고, 그 이후 환각과 망상 등을 겪고 있다면 이는 사고 때문에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은 ‘객관적인 사고의 경중’ 이 아니라 ‘사고를 경험하는 당사자가 두려움과 공포를 얼마나 심하게 느꼈는지’에 달려 있다”며 “사고를 당하고 30분 뒤에 119 구급대의 도움으로 구조됐던 사건 내용에 비춰보면 배씨가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배씨의 정신이상은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2003년3월 S건설의 근린상가 신축공사 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던 배씨는 무너져 내린 토사에 발목이 묻히는 사고를 당한 뒤 두통과 불면증 등의 증상을 겪었으며, 이듬해 1월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배씨는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이 산재임을 인정해 요양급여를 지급하라고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했으나 공단은 “배씨가 1997년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고, 사고의 객관적인 정도가 심하지 않은 점을 볼 때 김씨의 정신적 이상 증상은 정신질환이 재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요양비용 지급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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