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상 대표라도 근로자로 일하면 産災 인정"
명목상 회사 대표라도 실제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면 사업주라는 이유로 산재보험 적용을 하지 않은 처분은 잘못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11부(김이수 부장판사)는 25일 중소기업 대표 박모(39)씨가 "형식상 사업주일 뿐 근로자인데 사업주라는 이유로 산재보험 적용을 반려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신청 반려 처분취소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록 원고가 회사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기는 하지만 사장 P씨가 원고를 업무상 지휘하고 직원 채용ㆍ퇴직 권한을 행사한 점과 급여 등을 종합해 보면 P씨가 회사를 대표하고 경영하는 실질적 사용자라고 할 것이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고는 회사의 경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명목상의 대표이사에 불과하므로 원고가 회사 사업주라는 이유로 요양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처분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중소 건축자재 생산업체 D사에 1999년 입사해 생산부장으로 임명됐고 사장 P씨가 이직 방지를 목적으로 회사 투자를 권유해 지분 10%를 투자한 상태에서 근무하다 2002년 초 법인등기부에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그러나 자금 운영내역 결재나 인사권 행사 등은 사장인 P씨가 맡아 처리했다.
박씨는 생산부장으로 계속 일하던 2004년 2월 작업 중 좌측 팔을 다치는 재해를 당해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승인을 신청했지만 공단측이 박씨는 사업주이므로 산업재해보험의 적용 대상인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연합뉴스 2006. 6. 25. 임주영 기자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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