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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탈출 후 교통사고..병원책임?
과거 정신병력을 지닌 김모씨는 어느날 밤 공원에서 술에 취한 채 불을 쬐기 위해 버너에 불을 붙였다가 갑자기 솟아오른 화염으로 팔과 등 부위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그가 급히 이송된 곳은 안양시 A병원 응급실. 김씨는 그 병원에서 입원해 화상치료를 받게 됐다. 김씨는 입원치료를 받기 시작한 후 약 한 달여의 기간이 지난 어느날 밤 의료진의 허락없이 환자복을 입은 채 무단외출, 술에 취한 채 도로를 무단횡단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사고차량의 보험회사는 김씨의 유가족들에게 손해배상금으로 9000만원을 지급하는 선에서 사고처리를 매듭지었다.보험사는 사고수습후 김씨가 입원했던 A병원을 상대로 “입원환자에 대한 요양 및 지도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지라”며 구상금지급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보험회사측은 A병원이 김씨의 무단외출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을 법적으로 물을 수 있을까.
서울중앙지법 민사1부(홍경호 부장판사)는 이 사건에 대해 6일 “입원 중인 환자가 무단외출하여 음주를 하거나 도로를 무단횡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의료진의 별도 지시나 지도를 요하지 않는 일반적인 사항”이라며 A병원이 김씨의 죽음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은 치료 중이던 화상이나 외출 그 자체와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고, 병원측은 김씨가 무단외출 후 술을 마시거나 도로를 무단횡단 해 교통사고를 당할 가능성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A병원의 과실이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과거 대법원은 입원기간 중 흡연으로 병세가 악화된 환자의 가족들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도 병원측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결한 사례가 있다.
병원측이 환자들을 일일히 좇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는 없지 않는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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