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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사건, 형사는 '무죄' 민사는 '유죄'
화재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방화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판결을 민사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를 인정, 보험금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증거 부족으로 인한 형사판결에서의 무죄인정이 민사판결에 반드시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고의로 보험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청구한 비슷한 사례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법 제6민사부(김병하 부장판사)는 14일 국내 손해보험회사 3곳이 윤모(55)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보험회사에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판시하고 윤씨의 보험금 청구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화재는 보험계약자인 피고의 고의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원고들에게 보험금 지급에 관한 면책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윤씨의 보험계약은 사기에 의해 체결된 초과중복보험'이라는 보험회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고의로 일으킨 화재'라는 주장은 받아들여 이같이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방화 혐의로 형사재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이는 방화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의미이지 방화혐의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증거를 봤을 때 형사재판과는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의 경우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유죄임을 밝히는 90%이상의 입증이 있어야 하지만 민사재판은 우월한 증거에 의한 51%의 입증만 있어도 된다"며 "윤씨의 경우 제출된 여러 증거들로 볼 때 방화혐의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2003년 6월 자신이 경영하던 광주 동구 충장로 모 상가건물에서 불이 나자 보험계약에 따라 5억원의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회사가 초과중복보험가입, 방화혐의 등을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윤씨는 이에 따라 방화혐의로 형사재판을 받았으나 1심과 2심,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자 다시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청구 소송을 냈고 보험회사들도 이에 맞서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는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냈다.(광주=연합뉴스)
2007-06-14 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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